[인터뷰] 빛이 드는 뜰 안쪽,
꿈을 포개 지어올린 집 한 채
빛뜨란 금호스틸하우스 대표 김운근
황윤희 기자

푸른 언덕 위, 큰나무 아래, 집 한 채 짓고, 사랑하는 가족과 도란도란 사는 일. 이 땅의 누구나 마음 저 깊숙한 곳에 묻어둔 작고 소박한 꿈이다. 그 작고 소박한 꿈이, 서민이 먹고살기 수상한 이 시절에는 작은 것이기 어려워졌지만, 노년에는 이윽고 그런 삶이 올 거라는 희망을 버리긴 어렵다. 왜냐하면 생이란 결국 꿈을 야금야금 되새김질하며 하루하루의 삶을 잇닿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사람들이 그 꿈을 현실화하기로 했을 때, 마법의 지팡이를 휘둘러 뚝딱, 환하고 아름다운 집을 지어주는 사람이 있다. 개인의 꿈이 실현되는 과정을 돕는 것이므로, 그는 자신의 일이 무척이나 행복하다고 한다. 안성에 정착한 지 8년이 된 스틸하우스의 전도사, ‘빛뜨란’ 금호스틸하우스 대표 김운근(52세) 씨를 만났다.

▲ 신건지동 ‘빛뜨란’ 금호스틸하우스 김운근 대표.     © 안성신문


삶의 중요한 울타리, 집 짓는 일의 안내자

김운근 대표는 스틸하우스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시작 멤버, 소위 원조이다. 1996년 한국철강협회에 스틸하우스클럽 창단을 추진하면서 이 땅에 스틸하우스 보급에 나섰고, 현재 협회 운영위원으로 있다. 이전에 안산, 동탄 등지에서 이동식 주택을 짓는 사업을 했었지만 시장이 보편화되면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고 그것이 스틸하우스였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성정이 한몫을 했다. 현재 신건지동에 전시관과 사무실을 두고, 전국을 단위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의 빛뜨란 금호스틸하우스는 전국에 몇 개 되지 않는 스틸하우스 전문시공업체이다.

스틸하우스는 철골조 주택이나 철근콘크리트 주택이 아니다. 철의 단점을 개선한 ㄷ자 모양의 ‘스틸스터드’라는 철 구조재로 지어진 집을 말한다. 아연으로 도금되어 가볍고 녹이 슬지 않고 내구성이 뛰어난 이 은백색의 구조물로 집의 뼈대를 만드는 것이 소위 100년 가는 집, 스틸하우스이다.

김운근 대표는 스틸하우스 신봉자다. 자기 일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곁에서 보니 진짜 오직 스틸하우스만을 믿는다. 장점이 무엇이냐 물으니 ‘두 시간’쯤 열정적인 강의가 이어진다. 우선 내진성과 내구성을 말한다. 일본의 지진, 미국의 태풍에서도 건재했던 유일한 집이 스틸하우스였고, 덕분에 지금 일본에서는 스틸하우스에 대한 선호가 대단하다고 했다. 또 골조의 부식이 없어 어떤 형식의 집보다 오래가고, 세월이 흘러도 변형이 없다고 한다. 더불어 스틸하우스를 구성하는 재료들이 불연성이어서 화재가 발생해도 타 주택보다 안전하다고 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환경친화적이라는 것이었다. 콘크리트주택과 벽돌주택은 습식공법으로 건축과 철거 시에 많은 양의 쓰레기를 배출하고 목조주택의 경우 많은 나무를 희생시켜야 하지만 스틸하우스는 건식공법으로 지을 때 쓰레기 발생이 적다고 한다. 또 철거를 해도 100% 분리수거와 재활용이 가능하며, 단열이 뛰어나 패시브하우스 즉, 에너지 절감형 주택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다.

▲ 평택 서탄면에 지어진 스틸하우스. 김운근 대표는 설계부터 디자인, 감리까지 집 짓는 모든 과정을 손수 한다.     © 안성신문

스틸하우스는 외장 마감재는 취향에 따라 무엇이든 쓸 수 있다. 건축비는 평당 350~400만 원대. 강의를 경청한 후, 어느 사이 나도 언젠가 지을 집은 스틸하우스로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오, 그냥 설득당한 셈이다. 논리적인 설명과 3D, 동영상을 이용한 ‘강의’에 넘어간 것일 수도 있지만, 가장 크게 마음을 흔든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자신이 알고 믿는 것에 대한 김 대표의 ‘열정’이었다. 영업의 궁극은 결국 진심과 열정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집은 삶의 중요한 울타리가 됩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선택의 지침을 알려드리고 싶은 것이죠”라고 그가 말했다. 
 

신뢰와 믿음, 그리고 도편수의 긍지

사실, 김 대표는 일과 자기관리에 있어서 바늘 하나 스밀 틈 없이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런 성격은 시공에서 오차가 거의 없다는 스틸하우스와도 닮은 듯했다. 그는 놀랍게도 영업부터 설계, 디자인, 시공, 감리까지 집을 짓는 일체의 과정을 모두 손수 한다. 고객을 만나 요구사항을 듣고 디자인을 하고 설계도를 그리고, 설계도를 입체화한 3D영상까지 직접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한다. 견적에서도 평당 얼마 하는 식의 뭉뚱그린 견적이 아니라, 부분마다 자재, 분량, 가격을 일일이 다 기입한 상세견적을 내준다. 견적서만 책 한 권이라고 했다. 고객 입장에선 최상급의 풀코스 서비스를 받는 셈.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다 해낸다니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또 서른 개 가까운 거래처가 있지만 거래처와는 술도 마시지 않는다. 접대 받으면 거래에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에서였다. “거래처와 가까워지면 제품에 문제가 생겨도 단호히 할 수가 없습니다. 10년 넘게 거래한 업체가 있는데 사무실도 한 번 방문하지 않았죠.”

이 모든 사태는 자신이 짓는 집에 대한 남다른 고집에서 시작된다. 그에게 집 짓는 일은 돈을 버는 과정보다는 예술가가 작품을 하나 창조해내는 과정과 닮아 있다. 자기가 만족할 수 있는 집을 지어내는 것, 고객이 감탄하는 집을 지어내는 것이 그의 목적이니 보탤 말이 없다.

때문에 김 대표는 시공 과정에서 건축주와 갈등이 발생하는 일이 없다. 단 한 번도 시공을 끝내고 건축비를 받지 못한 일도 없다. 오히려 건축주와 인연을 쌓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쪽이었다. 한 건축주는 집을 지은 후에 스스로 반 세일즈맨이 되어 입이 닳도록 스틸하우스를 전도하고 있고, 또 어떤 노년의 건축주는 김 대표가 찾아가면 맨발로 쫓아 나와 반긴다고도 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은 그가 건축주에게 무한한 신뢰와 믿음을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터였다. “정당하게 일하고 정당하게 받습니다. 요행이나 공짜를 기대하는 일은 없습니다.” 김 대표가 단호히 말한다.

옛날 목수의 우두머리를 도편수라고 했다. ‘도편수의 긍지’라는 수필을 보면 옛사람 도편수는 자신이 지었던 집을 십 년, 이십 년 후에도 찾아와 추를 드리우고 기둥이 기울어지지 않았나 살폈다고 한다. 도편수는 기둥을 검사하고는 “그럼 그렇지! 끄떡 있을 리가 있나” 하고 만족한 웃음을 띠고 돌아갔다고 한다.

아마도 김 대표는 그 옛사람 도편수의 자기 일에 대한 성실성과 책임감, 그리고 그 긍지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듯하다. 개인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일이라는 긍지, 한치의 빈틈이 없는 성실함, 그리고 건축주의 무한만족을 추구하는 책임감. 사업가라면 그의 면면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했다.

▲ 철의 단점을 개선한 가볍고 녹이 슬지 않고 내구성이 뛰어난 은백색의 특수 구조재로 집의 뼈대를 만드는 것이 소위 100년 가는 집, 스틸하우스이다.     © 안성신문


꼿꼿하고 빈틈없는 반골의 선비

김운근 대표는 안성에 정착한 후로 그를 불러주는 지역의 주요모임에 나가 멤버가 되어 참여하고 사회환원도 하고 있지만, 성격상 그 안에서도 옳지 않은 것을 보면 싫은 소리하는 것에 머뭇거림이 없다. 한 번은 복지단체가 행사를 위해 돈을 쓰고 팸플릿 만들고 하는 걸 보고는 이런 거 하지 말고 한 푼이라도 아껴 진짜 복지에 쓰라는 잔소리가 해를 넘어가기도 했다.

또 정말 가까운 사람 앞이 아니면 풀어진 모습을 보이는 것도 꺼려한다. 술을 마셔도 스스로를 절제하고, 수년 동안 함께한 여직원에게도 말을 놓는 일이 없다. 그런 철저한 자기관리 때문에 김운근 대표는 좀 외롭기도 할 것이었다. 스스로를 좀 풀어주어도 괜찮을 듯하지만, 자존심 강하고 지기 싫어하는 스스로의 성정에 맞지 않는 모양인지 받아들일 마음이 없어 보인다. 얼핏, 그에게서 꼿꼿한 선비의 기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니 어찌 지역에서 반골, 좌클릭이라는 별명이 따라붙지 않을까? 지역의 그런 시선에 대해 김 대표는 다만 합리적이고 정치색이 배제된 순수한 의도를 요구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오랜 관행과 혈연, 지연에 익숙해진 지역 내 분위기에서는 그의 합리와 순수에 대한 요구가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안성에 잘 스미고 있다. 김 대표는 지역에서 소외감을 느낀 적이 없으며, 또 안성은 그에 대한 배척이 없다. 안성이 타 지역 출신에게 배타적이지 않느냐고 묻자, 김 대표는 지역출신들이 학교모임, 동창모임, 동네모임 등 자기들만의 모임이 너무 많아서 단지 외지인과 어울릴 시간이 없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니 안성도 자기관리 철저하고 반듯한 이 반골의 선비는 품어서 함께 잘 어울린다.

김 대표를 두고 지역에 부상하는 신흥세력이라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쭉 안성에는 타지에서 이주해와 그동안의 지역성에 작은 균열을 일으키는 이들이 많을 듯하다. 섞이고 흐르고 다양화하는 가운데 안성은 조금씩 전진할 것이다.

“가끔씩 제가 시공한 집이 완공돼 건축주가 입주하는 걸 보면 부러울 때가 있어요” 김운근 대표의 말이다. 얼마나 정성을 들였으면 그런 말이 나올까? 대충이 없고 요행을 바라지 않으며, 마음먹은 일에 대한 추진력이 대단해 별명이 ‘탱크’인 김 대표는 오늘도 하나의 일을 추진하느라 달린다. 법학을 전공한 김 대표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미감을 발휘할 수 있는 이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게 되면서 제대로 된 전공을 찾은 듯하다고 했다.

그의 스틸하우스 전문시공업체의 이름이 ‘빛뜨란’이다. 김 대표가 직접 지은 것인데 ‘빛이 드는 뜰 안쪽’이라는 뜻이란다. 이름이 곱고 예쁘다. 언젠가 꼭 빛이 드는 뜰 안쪽에 곱고 예쁜 집 하나 지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그랬으면 좋겠다. 김 대표가 아마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황윤희 기자 9486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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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9/04 [19:05]  최종편집: ⓒ 안성신문
 
삐죽삐죽 12/09/05 [13:43] 수정 삭제  
  스틸이 요즘 대세라고는 들었지만 안성에 회사가 있고 직접 설계 시공까지 한다니 더 믿음이 갑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스틸로 지은 나의 예쁜집 짓고 싶네요~~
행복한 나 12/09/11 [17:59] 수정 삭제  
  친환경과 단열이 잘된다는 점에 호감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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