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에서 출발해 안성을 중심으로 세종을 잇는 제2경부고속도로의 공사가 한창이다. 1단계 구간인 구리~안성은 22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안성~서세종 구간은 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얼마 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우리 안성을 포함하는 노선이 하나도 아니고 두 개나 선정되는 등 명실 공히 ‘사통팔달 안성’이 현실화 되고 있다.
다양한 교통망의 개통 등 개발호재를 맞아 안성의 미래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기대감은 안성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주간, 월간 아파트시세 오름 순위 1위를 차지 등 요즘 부동산 관련 기사에 안성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내가 태어나서 43년을 살아온 안성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위에서 ‘항상 똑같아.. 발전이 없어..’ 라는 푸념 섞인 말을 들어왔지만, 이제 그런 말을 하는 안성시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하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렇듯 안성의 발전이 가시화 되고 있지만 뜻하지 않은 외부요인으로 안성의 발전과 환경이 위협 받고 있다. 바로 이웃인 용인 원삼에 자리 잡는 SK하이닉스이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는 엄청난 양의 물이 사용된다. SK측은 사용된 물이 처리과정을 거쳐 2급수 수준으로 방류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방류된 물이 높은 수온과 이온화된 각종 중금속이 포함된 물로 농업수로는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한다.
이러한 수질로한천을 통해 고삼호수로 유입된 일 36만 톤의 방류수(안성시 전체 하루 평균 오폐수 배출량 6만톤)는 고삼호수의 최대 저수량이 123만t인 점을 감안할 때 최대 3일간만 담수가 가능하다. 고삼저수지로 유입된 대량의 폐수는 안성시내를 통과하는 한천과 안성천을 거쳐 평택호로 빠져나가게 된다. 결국 고삼호수로의 방류수 유입은 안성의 친환경 농업 붕괴는 물론 생태계 교란과 안성·평택시민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유천취수장 규제해소를 위한 안성시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안성시는 유천과 송탄취수장 상수원보호구역으로 42년간 안성면적의 약16%가 규제를 받고 있다. 실로 안성 땅의 어마어마한 면적이 규제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웃 지자체가 90년대 이후 경부축을 중심으로 발전을 지속할 때 우리 안성의 서부권은 규제지역으로 묶여 개발의 수혜를 입지 못했다. 이러한 규제로 안성은 수도권임에도 충청도보다 낙후된 지역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평택시는 현 평택호의 수질상황(6등급)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수질 개선 목표(2등급)를 세워 우리 안성에 수질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안성의 숙원인 유천취수장의 규제 해소 문제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외면하고 있다.
그동안은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권한이 도(道)에 있지 않고 평택시와 환경부에 있었다. 하지만 최근 유권해석결과 경기도지가 직권으로 규제해소 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그리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약에도 ‘상수원보호구역 수질개선과 합리적 규제개선’이 포함돼 유천취수장 규제해소에 대한 시민의 기대가 실현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도는 평택시의 입장에 우선하는 행정을 펼치기에 급급했고 시민의 불만은 높아져가고 있었다.
이러한 답답함이 지속되던 지난 6월 30일, 환경부·경기도·농어촌공사·안성시·평택시·용인시가 모여 유천・송탄취수장 상수원규제 합리화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평택호 유역 상생협력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안성시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렇다 할 노력이 보이지 않았던 경기도가 앞장서 각 지자체의 협력을 이끌어내니 정말 고마운 일이다. 안성시의 발표대로 ‘42년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안성시는 준비해야한다. 유천취수장으로 인한 규제를 해제하기 위해서 그에 상응하는 대안을 준비해야한다. 상류의 수질관리, 보존이 약속되지 않는 한 해제를 위한 상생협력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안성시는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까? 자체적인 수질관리기관 신설, 생태습지 조성 등 많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상생협력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후대에 자녀에게 물려줄 안성을 발전시키는 것이다.